포인트만 주었을 뿐인데
Posted 2018. 8.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사무실 앞 상가들은 요즘 가게와 보도 사이에 놓여 있던 나무 발판들을 걷고 화강석 돌판을
까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기엔 좋지만 잘 파손되는 바람에 좀 더 견고한 화강석판으로 바꿔 까는
모양인데, 블럭 전체를 뜯고 새로 까는 공사가 한 달을 넘겨 계속되고 있다. 아랫쪽 4거리부터
한 집씩 보수 공사를 해 올라오고 있는데, 커피샵과 붙어 있는 작은 의상실은 별도로 사각 구멍이
뚫린 벽돌을 쌓고 목재로 둘러싸 다른 집들과 차별화, 구획화를 시도하는 게 눈에 띄었다.
며칠 뒤에 다시 보니 벽돌 중간쯤에 컬러 페인트를 반듯하게 칠해 작은 변화를 주고 있었다.
세 가지 컬러로 왼쪽과 오른쪽에 각기 다른 모양을 냈을 뿐인데, 확실히 전과는 다르게 모양이
제법 났다. 아마도 디자인 감각이 있는 의상실 주인이 음식점들로 그득한 거리에서 남들과 똑같으면
가게가 이렇다 할 특징이 없어 보일까봐 가볍게 포인트를 준 것 같은데, 확 눈에 띈 것이다
(이 건물 자체적으로 시도한 것일 수도 있겠다).
공사가 끝나면 또 어떤 식으로 변화를 시도할지 모르지만, 덕분에 이 거리에서 요 가게들을
지날 때면 문득 시선이 머물 것 같다. 이걸 보는 이들 가운데 얼마나 이 가게들 안으로 발걸음을
이끌진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있는 것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
싶다. 포인트를 주며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 조금 번거롭더라도 해볼 만한 것 같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 행궁 추사 글씨 (0) | 2018.09.14 |
---|---|
초라한 행궁과 임금님 방 한 칸 (0) | 2018.09.13 |
파파야 화분 (2) | 2018.08.25 |
카페 sculpture의 인상적인 입간판 (0) | 2018.08.22 |
망원동 소품가게 zero to zero (0) | 2018.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