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sculpture의 인상적인 입간판
Posted 2018. 8.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망원동과 길 건너 성산동을 걷다 보면 특별한 간판 없는 카페나 식당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거리에서 볼 때 이렇다 할 간판도 없이 어떻게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지 신기하다.
우리 세대와는 달리 SNS를 통해 소문을 접한 고객들이 주소를 찍고 구글맵으로 용케들 찾아오는
모양이다. 마포구청역 안쪽 골목에 있는 동네 작은 카페 sculpture(5/23/18)도 간판이 없지만,
들릴 때마다 비어 있지 않고 우리 앞뒤로 손님이 하나 둘씩은 있었던 것 같다.
상호를 새긴 제대로 된 간판은 없지만, 아주 없는 건 아닌데. 가게 건너편에 하나, 그리고
앞에 세워 놓은 크기와 모양과 내용이 서로 다른 입간판 두개가 다다. 그 중에서도 주차금지를
알리는데 쓰는 노란색 판을 이용해 커피잔과 화살표를 쓱쓱 그려 놓은 게 압권이다.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쉽고 단박에 그린 것 같은데, 웬만한 간판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원시적 포스가 느껴진다. 영업중이라는 세로로 긴 흰색 입간판도 앙증맞다.
알파벳을 대문자로만 쓸 수도 있고, 대소문자를 섞어 쓸 수도 있지만, 소문자로만 쓸 때
자연스럽고 뭔가 있어 보일 때가 있는데, 필체가 좋은 이 집 주인이 소문자로만 적어 놓은
간단 메뉴 안내와 SNS 아이디는 작지만 제대로 구색을 맞춘 간판 대용이었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하랴, 이런 집은 그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맛있는 커피 마실 가능성이 거의 백 프로
아니겠는가. 마침 플랫 화이트도 하고 있어 한 잔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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