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낙엽 한창이다
Posted 2018. 11.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올가을 단풍이 곱다. 작년 그리고 그 전에도 고왔을 텐데, 올들어 더 유난히 곱다고 단풍 타령을
하는 겐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고운 건 확실한 것 같다. 퇴근길 가로수들도, 집앞 공원과 산책로도,
산길도 죄다 고운 단풍으로 치장해 바라보는 마음을 즐겁게 한다. 붉은 단풍이야 더 말할 나위
없지만, 노란 단풍도 곱기는 매한가지인데, 둘 사이를 그라데이션하며 변주하는 단풍들이 참 좋다.
수요일 아침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모임을 마치고 주차장에 갔더니, 주차 구획선 한쪽이 노란
은행잎으로 수북히 쌓여 있었다. 새벽에 흩뿌린 비가 그렇잖아도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 은행잎들의
낙하를 부채질한 모양이다. 바람에 쓸렸는지, 그새 관리하는 이의 빗질에 쓸린 겐지 한쪽 구석으로
모여 있었는데, 주차장 아스팔트의 검은색과 선명한 대조, 대비를 이루었다.
이쯤 되면 새벽에 세울 땐 멀쩡하던 차창, 지붕도 온전할 리 없다.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몇 시간만에 돌아와 다시 길을 떠나려는 나를 은행잎들이 반겨주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눈을 맞춰 주었는데, 이럴 땐 굳이 털어내거나 떼어낼 필요가 없다. 달리다 보면 하나 둘씩
다시 지들 가고 싶은 데로 떨어져 나갈 테니 말이다. 운전을 마치고 다시 내려 살펴보니 다 떨어지고
앞유리 깊숙한 곳에 물기 머금은 은행잎 두어 개만 남아 있었다. 그것도 그냥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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