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카토 대학 갤러리
Posted 2019. 1.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2010년 뉴질랜드 코스타에 처음 갔을 땐 4백여 명 가까이 모여 실내체육관(Rec Center)에 의자를 놓고 모였는데, 최근 3-4년 사이에 참가 규모가 줄면서 2백 명 정도를 수용하는 음악당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실내체육관은 복도 한 켠에 헬스장이 있어서 저녁집회 중에도 쿵쿵거리는 음악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지금은 음향과 조명 장치가 훌륭한 무대와 계단식 객석이라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고 분위기도 차분해진 것 같다.
연주회장 복도는 작은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오며가며 양쪽 벽면에 걸린 작품들을 잠시 구경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기증자의 이름을 딴듯 Colder & Lawson 갤러리란 이름도 있는데, 개중에는 작년에 본 그림도 있고, 이번에 새로 걸린 그림도 몇 점 보였다. 손을 소재로 린넨에 잉크로 프린트한 느낌을 주는 작품은 마치 원시시대 사람들이 동굴에 남긴 벽화나 이집트 그림을 연상시켰다.
이 갤러리엔 어디서 본듯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여러 점 보였다. 누가 봐도 고흐와 보티첼리 그림을 연상시키는 두 작품은 원화를 떠올리면서 화가가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는지를 살펴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화가의 발랄한 상상력과 칼질과 붓터치가 흥미로웠다.
아이 인형과 얼굴 전체를 마스크로 감싼 두 작품은 뭔가 소리 없는 공포 같은 걸 전달하고 있었다. 그림은 그림인데, 확실히 현대 미술은 어려운 구석이 많은 것 같다. 영화로 치자면 로코(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즐기는 나는 스릴러나 공포물은 거의 안 보는데, 이런 그림에는 눈길을 잘 안 주는 편이다. 그렇잖아도 볼 게 많은데, 어째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크레용 두세 개로 편하게 그린 것 같은 그림이나 록 밴드를 좋아하는 고교생이나 대학생의 작품 같아 보이는 그림은 다양하고 풍성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데 전시해 놓은 작품이니 뭔가 작품성이 있는 거겠지만, 두 그림 모두 장난기가 느껴졌다. 하긴 작가의 장난기야말로 청의성의 원천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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