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대방어회
Posted 2019. 1.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겨울은 방어 철이다.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먹을 수 있는 광어, 우럭 말고 기름이 잔뜩 오른 도톰한 방어회 먹는 재미에 겨울을 기다린다고 하고, 방어회 전문점은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우리도 올해 들어 첫 방어회 사냥에 나섰다. 주말을 맞아 집에 온 g를 데리고 10분 거리에 있는 하남수산시장에 회를 뜨러 갔는데, 토요일 저녁 시간대라 찾는 이들이 많았다.
방어를 먹고 싶었지만 우리 가족이 먹기에는 3kg 정도면 충분한데, 방어는 작은 것보다 5-7kg 이상의 대방어가 더 맛있는지라 어찌 살지 고민이었다. 플랜 B로 그냥 광어와 숭어를 살 참으로 첫 번째 횟집에 들렸는데, 우리 앞에 벌써 너댓 손님이 주문을 마치고 분주히 돌아가는 회 뜨는 과정을 보면서 기다리고들 있었다. 직원에게 방어 적당한 거 있냐고 물었더니, 마침 앞 손님이 11kg 대방어 반 마리를 사서 뜨고 있으니, 나머지를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는 반가운 흥정을 건네왔다.
kg에 2만8천원씩 받고 있었는데, 재빨리 계산을 마치고 7만원 어치를 달라고 했다. 어림잡아 3kg쯤 주겠거니 했는데, 회를 떠서 담긴 걸 보니 그 정도 돼 보였다. 상인 입장에서도 어차피 남은 반 마리를 빨리 팔아야 하니, 서로 만족한 윈-윈 게임을 한 셈이다. 방어 머리 매운탕꺼리까지 받아오고, 쯔끼다시와 함께 펼쳐 놓으니(샐러드만 아내가 만들었다) 풍성한 상차림이 됐다.
이 부위 저 부위 도톰한 놈 몇 점을 와사비 푼 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에 사르르르 기분 좋은 맛이 흡수된다. 다들 밥이나 다른 건 안중에도 없이 몇 시간 뒤에 막방을 앞두고 있는 스카이 캐슬(나는 안 보다가 중간 이후부터 떠밀리듯 보고 있는데, 사실 g는 이거 보러 온 거였다^^)을 화제 삼아 푸짐하게 먹으면서 역시 겨울철엔 방어회라고 엄지 척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