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와 굴레
Posted 2019. 3.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새 학기가 시작된 계원대 캠퍼스를 걷다가 이 학교가 아닌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에서
내건 현수막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학기초면 다른 대학에도 같은 내용과 모양의
현수막이 내걸렸을 것 같은데,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보탬이 되는
장학금과 대출 두 종류의 기회가 있으니 요긴하게 적절히 활용하라는 안내 권유였다. 하나는
기회이고 다른 하나는 굴레가 되겠지만, 일단은 반가운 소식일듯 싶었다.
오래 전 고려 적 얘기지만 우리 대학 다닐 땐 부족액을 친지에게 사적으로 빌려야 하고
이런 공적인 기회 자체가 없었는데, 내용과 조건을 떠나 일단 이런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보인다. 웬만한 가정에서 4백만원 안팎을 호가하는 한 학기 등록금을 열 차례
가까이 6개월 간격으로 마련하기란 그때나 이제나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나중에 나누어
갚아야 할지언정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인 것 같다.
아직 대학교육까진 부모가 책임지는 풍토에서 우리는 풍족하진 않아도 다행히 양가
부모님의 희생과 배려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우리도 감사하게도 맞벌이를 하면서
두 아이에게 이런 부담은 주지 않았다. 둘의 학비를 동시에 내야 했던 몇 학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그 시절을 버텼는지 모르겠다. 국가를 대신해서 부모장학금을 우리도 받았고,
준 셈인데^^, 이런 공적 제도와 정책이 좀 더 잘 정비되고 확대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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