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신호?
Posted 2019. 3.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에 다니다 보면 나뭇가지에 리본을 묶어두거나 뭔가 왔다 갔다는 표시를 남기는 이들이 있다. 계속 이어지는 산행에 살짝 피곤할 때쯤 이런 표시를 보면 반갑기 그지 없다. 어떤 땐 손수건이나 수건, 심지어 겉옷을 놓고 가는 이들이 있는데, 일행이 있다면 뒤처진 이들에게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그냥 옆에 밀어놓고 지쳐 쉬거나 자다가 두고 가는 이들도 왕왕 있다.
놓고 가는 흔한 것 중 하나는 장갑인데, 잠시 앉아서 숨 돌리면서 배낭에서 과일이나 오이를 먹으려 잠깐 벗어놓거나, 근처 흐르는 계곡물에 손이나 얼굴을 씻는다는 게 미처 챙겨가지 못하고,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런 건 착용하던 이들에겐 요긴했겠지만, 요즘은 굳이 가져가는 이들도 없어 잘 기억만 해 내면 찾을 가능성이 제법 있다.
검단산을 오르는데, 쉼터 주변 사람키 정도 되는 부러진 나뭇가지 위에 등산장갑 하나가 걸쳐 있는 게 보였다. 여성용 메이커 제품 왼손 장갑으로 보였는데, 부러진 꼭대기를 옷걸이삼아 단정하게 걸어 놓았다. 무슨 작품 같아 보이기도 하는 걸린 모양새를 보면 물건을 잃어버릴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속사정은 모를 일이다. 장갑 한짝을 잃어버린 걸 알았을 주인이 찾아가야 할 텐데, 여기에 걸어둔 걸 기억해 내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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