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은 돼지다
Posted 2015. 5.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축산과는 전혀 상관 없는 도시지만 내가 사는 하남은 돼지가 유명한데, 강변횟집 뒷골목에서 시작해 시나브로 제법 알려진 맛집 체인이 된 고깃집 하남돼지 말고 또 다른 하남 돼지가 있다. 먹는 건 아니고^^, 길가 화단조성용 화분대 모양을 다른 데완 달리 돼지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대로변 인도 모퉁이나 상가 차도 신호등 옆에 똥색과 진한 똥색 두 마리가 쌍으로 짝으로 놓여 있는데, 어찌나 환히 웃는 표정인지 귀엽기 그지없다. 눈이 감길 정도로 웃는 얼굴에 커다란 귀가 순해 보이고, 짝달만한 다리는 우스꽝스러운데, 몸 위엔 자칫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계절 꽃들을 피워내고 있으니 지나가며 바라보는 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시에서 설치했으니 시정 슬로건 스티커를 붙여 놓는 건 당연한 일인데, 신뢰, 소통, 화합이란 하남시 모토와 돼지 이미지는 어떤 연관이 있나 모르겠다. 딱히 어울리는 구석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나쁜말은 아니니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요즘 이 하남돼지들이 피워내고 있는 건 거리 화단의 대표선수 격인 팬지다. 보라색, 노란색, 흰색이 소담하게 피어 있는데, 돼지의 웃는 얼굴 때문인지 다른 운모 화분들 못지 않게 풍성해 보인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식물 하나도 돼지 형상을 해 놓아 특색 있게 보이니 이런 건 칭찬하고 권장할만 하겠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팟캐스트 노유진 (2) | 2015.10.16 |
---|---|
아파트 화단의 나무팻말 (2) | 2015.10.06 |
이런저런 맨홀 뚜껑들 (3) | 2015.03.23 |
빨간 차는 멋있다 (2) | 2015.03.16 |
많이 본듯 싶더니 (2) | 2015.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