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에어컨
Posted 2019. 5.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요 몇 년 간 여기저기 둘레길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등산로와 산책로들이 잘 정비돼 걷기
좋은 길들이 많이 생겼다. 산 아래 쪽에는 카센터에서 엔진룸 청소할 때 쓰는 장치(3.27/11)를
설치해 바지와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강한 바람으로 털어주는 놓은 곳들도 많은데, 이 시설도
전에 못 보던 새로운 모델로 교체해 놓은 곳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모락산 계원대 후문 공터에 설치해 놓은 건 번듯한 지붕도 있고, 뒷쪽으로 유리창까지
있어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데, 처음 보는 이들은 이게 뭐지 하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게
생겼다. 주유소나 충전소 주유기 비슷한 모양인데, 양쪽에서 사용할 수 있어 동시에 네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름도 흙먼지 털이개에서 흙먼지 에어컨으로 바꿔 붙여 뭔가
업그레이드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존의 먼지 털이개와는 달리 호스도 청소기처럼 두껍게 생겼고, 버튼을 눌러 작동시키는
점도 흥미롭다. 버튼을 누르면 커다란 윙 소리와 함께 강력한 바람으로 먼지를 흡입하는데,
새 기계라 그런지 종전의 것보다 성능이 좋아 보였다. 지금은 먼지 털어내는 데 쓰다가 슬슬
더워지면 살짝 몸쪽으로 바람을 뿜는 에어컨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어컨 정치 앞 바닥엔 신발 밑창 털이개도 양쪽으로 설치돼 있어 밑창을 대고 앞뒤로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면 웬만한 건 떨어져 등산 후 때 빼고 광낼 수 있게 돼 있었다. 먼지 에어컨이 버튼을
누르는 자동 방식인데 비해 약간의 수고가 필요한 수동 방식인데, 둘 다 공짜고, 없었다면 아쉬웠을
테니 뭐 이 정도 수고야 기꺼이 가볍게 감당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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