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산행
Posted 2019. 7.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칠칠절이었던 주일 하늘 오전부터 구름이 무척이나 좋길래 정오예배를 마치고 2시쯤
검단산을 올랐다. 주말부터 35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몰아쳤던지라 아내는 살짝 걱정해
주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슬슬 올라갔다가 여차하면 아무 데서나 돌아올 생각으로 물
한 병만 챙겨 집을 나섰다. 1차 목표는 쉼터, 2차는 곱돌약수터, 그리고 거길 통과하면
자동으로 정상인데, 다행히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정상까지 갔다올 수 있었다.
낙엽송 구간을 지나 약수터 위 탁 트인 헬기 착륙장에서 바라보는 정상부는 곧 헐떡고개가
펼쳐질 걸 알면서도 늘 도잔의식을 일깨워 준다.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내려가는 건
가오가 안 서는 일이고, 특히 정상 바로 밑으로 보이는 암벽 부위는 서둘러 올라가 보라고
은근히 자극한다(실제 등산로는 저 암벽 부위와는 상관 없지만). 더군다나 저런 하늘
구름을 조금이라도 가까운 데서 보고 싶은 건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흥미로운 건, 정상에서 바라보는 구름 풍경이 산 아래서나 중턱에서 보는 것에 비해 꼭 더
뛰어나지는 않다는 것이다. 풍경만 따지면 산 아래 멀리서 조망하는 풍경이 더 멋있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산 위에 오르면 또 산 아래서나 중턱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겅 건너 굽이굽이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이웃한 산들은 정상에 오르지 않고선
도무지 볼 수가 없다. 아마 저쪽에서도 이쪽을 보면서 그렇게 감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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