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판 돌계단
Posted 2019. 7.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인왕산 같은 큰 바위산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바위를 파서 돌계단을 만들어 놓은
구간을 지나게 된다. 바위이긴 해도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고 험하지도 않아 그냥 오르내려도
되겠다 싶은 데가 많은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양 옆에 로프 펜스까지 설치하고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바위가 얼마나 큰지 어떤 구간은 돌계단이 끝없이 펼쳐지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나무계단에 비해 자연미가 있어 오르내리는 재미가 제법 있다.
이렇게 돌계단을 만들려면 많은 사람이 동원돼 적잖은 시간 바위를 파고 깎고 다듬는
중노동을 했을 것 같은데, 덕분에 등산객들은 피로와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길게 나있는
돌계단은 모양새도 좋은데, 오랜 기간 등산객들이 밟고 다니면서 움푹 파인 부분도 생겨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곧게 뻗은 돌계단에 이어 웨이브가 진 곡선 구간에 만들어 놓은
돌계단도 만나는데, 이런 구간은 대개 한쪽이 낭떠러지라 긴박한 느낌이 들곤 한다.
바위산 돌계단 하면 뭐니뭐니 해도 5년 전 이맘때 올랐던 요세미티 하프돔(8/1/14) 생각이
난다. 인왕산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하고 대단한 직벽 바위산이었는데, 결국 그 산도
모양은 다르지만 돌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타박타박 걸어서 올라갈 수 있었다. 7월초에
벌써 때이른 폭염 주의보에 경보까지 발령되는 땡볕 날씨에 바위산을 오르내리는 건
쉬 엄두가 나진 않지만, 주말 새벽 시간에 부지런을 떨면 두어 번 할 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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