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 모차르트와 고흐
Posted 2019. 8.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서초구청이 으레 서초역에 있겠거니 하고 내려서 몇 번 출구인지 찾는데 암만 봐도
없다. 이크, 양재역이었지 하는 생각이 퍼뜩 나서 건너편 플랫폼으로 내려가 교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올라가니 구청 바로 옆 길가 쉼터에 피아노가 마련돼 있었다. 그 옆을
지나노라니 피아노를 연주하던 모차르트가 눈인사를 건네왔다. 아마데우스의 익살스런
표정에 더위만 아니었으면 가까이 가서 사인 한 장 청했을지 모르겠다.^^
그 옆엔 관악기와 목관악기를 새긴 고풍스런 벤치 두 개도 놓여 있었는데, 아마 저녁마다
모차르트가 직접 연주하는 살롱 음악회가 열리는 모양이었다. 불세출의 음악가가 직접 자신의
곡을 연주하고, 관심 있는 소수의 관객은 직관하는 영광을 누리는 자리 같았는데, 서초구와
모차르트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궁금증을 뒤로 하고 구청에 들어가니 1층 로비 한쪽에 이번엔 꽤 큰 그림을 이제 막
그리고 다리 꼬고 앉아서 잠시 쉬는 고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림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이 적혀 있었는데, 거친 붓터치만큼이나 방문객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날카로웠다. 이 불세출의 화가 옆엔 뜻밖에도 빨간 목장갑이 놓여 있었는데, 그림 작업을
마치면 또 다른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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