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6 - 솔향 가득 경포대 숲길
Posted 2019. 9.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모던한 강릉의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클래식한 이미지로 오죽헌과 경포대는 디폴트 값일 것이다. 정부를 공격하는 의미로 인구에 회자되는 단어가 되기도 했지만^^, 경포대는 오래 전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단골 방문지 중 하나였다. 그 동안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둘째날 아침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에디슨 박물관에 가려다가 관람료를 2만원 받는다기에 바로 경포대에 올랐다.
경포대에 올랐다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는데, 산 중턱이나 높은 언덕이 아니라 1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도달하는 데에 있었기 때문이다. 넓다란 경포 호수를 전망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 누각인데, 예전엔 경포가 훤히 보였겠지만, 지금은 대략 보이는 곳이었다, 생각보다 큰 건물이었고, 계단이 놓인 1.5층 정도 되는 코너 양쪽에 툇마루가 놓여 호수 풍경을 편안히 조망할 수 있었다. 강산 중 제일이란 자부심이 있었나 보다.
강릉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배롱나무들이 어김없이 반겨주었는데, 진분홍 소담한 꽃은 이 계절에 강릉을 찾는 이들을 위한 축복처럼 빛났다. 기와를 얹은 나즈막한 돌담길엔 경포대를 포함한 관동8경을 그린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 새겨 있어 시대를 달리한 두 화가의 화풍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경포대 뒷산은 바우길로 조성되어 있는데, 그 길을 걷다 보면 바다 풍경도 나오겠지 싶었다. 울창한 금강 소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Pine City를 자처하는 강릉시 엠블럼과 로고는 강릉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분 간 솔향을 맡으며, 크고 작은 솔방울을 아들과 발로 차며 걷는 시간은 주일 오전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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