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우주카페
Posted 2019. 11.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두어 달에 한 번씩 은퇴하고 여주에 사는 큰 처남네를 찾아 점심식사를 하고 온다. 아내의 작은 오빠는 대학 졸업하고 미국에 이민 가 있고, 우리 형님들은 일찍 돌아가셔서 처남 매형을 넘어 서로 형 아우처럼 지내고 있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하려는데, 처남댁이 우주 카페가 생겼다면서 그리로 안내했다. 음~ 여주에 웬 우주 관련한 게 있나 하면서 갔더니 Woods를 그리 발음하신 거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큰 카페였는데, 단층 건물 입구가 마치 교회당 같았다. 아무 간판도 없어 신흥종교 센터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층고가 높고, 한 면이 격자 무늬 통창인데다 천장도 꽤 채광이 되는 유리로 된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도 다채롭게 생긴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인 간격이 넓어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단아함과 럭셔리를 한데 갖춘 듯한 진짜 우주 공간이라고 우겨도 무방하겠다 싶었다.^^
상당한 감각을 가진 이가 디자인한 골간처럼 보였는데, 소품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하나하나 포인트를 주고 있었다. 포스터 스타일로 만든 메뉴판도 흥미롭고, 화병 하나도 허투루 갖다 놓지 않았다. 한 마디로 이 집 공간구성의 포인트는 여백의 재발견에 있어 보였다. 서울 근교에 있었더라면 손님이 바글바글할 것 같은데, 시골은 아니어도 촌동네가 가진 저력 같은 게 느껴졌다. 분위기에 걸맞게 플랫 화이트까지 만들어 세련미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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