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청 5미터 벤치
Posted 2019. 12.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툐요일 정오 강동 메가박스에 영화를 보러 가는데, 강동구청 앞에 꽤 길다란 벤치들이 놓여 있었다. 공원도 아닌 도심에 이런 긴 벤치가 있다니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자세한 건 영화를 보고 나와서 둘러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보통 벤치의 서너 배는 될 5m 길이에, 폭은 40cm 정도에 나무 재질도 레스토랑 테이블처럼 두툼하고 매끈한 게 꽤 좋아 보였다. 벤치 다리도 날렵하고 견고해 보였는데, 구청 앞 벤치로는 조금 황송할 정도로 거대하고 근사해 보였다.
이런 게 한두 개도 아니고 10개 가까이 됐는데, 벤치만으로도 처음 지나는 구청 앞 풍경이 볼만 했다. 일반적으로 잔디나 나무에나 신경 쓰고 천편일률적으로 생긴 멋대가리 없는 벤치들을 놓는데 비하자면, 누군지 몰라도 이 곳의 조경 디자이너 안목에 후한 점수를 줘야 하겠다. 건물 안 서비스는 어떨지 몰라도 일단 외관에서부터 구청의 품격이 조금 느껴졌다.
개중 몇 개는 중간이 갈라져 있었는데, 자연스레 틈새가 조금 벌어진 게 오히려 모양을 낸 것처럼 보였다. 길기도 하지만 폭도 제법 되어 양쪽으로 앉기 충분한데, 일종의 경계선 역할로 보여 살짝 웃음이 나왔다. 어떤 건 아예 반으로 갈라서 나무를 가운데 놓고 마주볼 수 있게 배치했는데, 이 또한 심심치 않아 보여 좋았다. 요즘은 조금 앉기 차가워도 봄여름가을이면 직원들이나 보행자, 산보객들에게 아늑한 휴식 공간이 될 듯 싶었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이한 벤치 두 개 (0) | 2019.12.13 |
---|---|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스크린 (2) | 2019.12.12 |
여주 우주카페 (0) | 2019.11.26 |
썩지 않기 위해 (0) | 2019.11.12 |
옷체통 (0) | 2019.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