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교회 역사관에서 본 옛날 예배 광경
Posted 2020. 1. 5.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교회 나들이
작년 봄에 새로 지은 광화문 새문안교회당에 들어가 로비를 지나면 이 교회 역사관이 나온다. 133년 된 이 교회 역사가 곧 (대체로) 한국교회 역사이기도 하니 한 번쯤 둘러볼 만한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을 나름 잘 꾸며 놓았다. 옛날 성경과 찬송가와 함께 교회와 교인들에 관한 문서, 사진 자료들을 중심으로 옛 교회당 석재, 종, 오르간, 성찬기 등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는데, 백 년이 넘는 역사 속으로 들어가 상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주일예배 전후 시간 날 때 살펴 보곤 하는데, 이 역사관 자료 가운데 내 눈을 끈 게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초기 예배 풍경을 미니어처로 꾸며 놓은 것이다. 두루마리에 양반 다리를 하고, 상투를 틀고 갓을 쓴 19세기말 초기 교인들의 그 흔한 성경책도 찬송가책도 없이 꼿꼿하고 경건하게, 일면 흥미로운 자세로 탐구하고 참예하는 예배가 인상적이다. 갓을 풀고 꿇어앉아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는데, 옆에 선 두 사람은 장로 역할을 하는 이들로 추정된다.
또 하나는 해방 직후 그리 높지 않고 변변한 배경도 없는 조촐한 강단 위에 한 사람이 강론 또는 연설을 하는데, 그 뒤를 십여 명이 둘러서 있고, 회중석에선 진지하게 바라보며 경청하는 장면이다. 설교 시간은 아닌듯 하지만, 어쨌든 한 사람의 플레이어만 노출되는 게 아니라, 허다하게 둘러선 증인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집단으로 어떤 흐름이 형성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양쪽에 액자처럼 보이는 것은 그날 볼 성경말씀과 부를 찬송 장수를 적는 칠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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