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드릴 수 없어요
Posted 2020. 2.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나는 거의 이용해 본 적이 없지만, 산길을 가다 보면 비닐막을 길게 치고 간이 테이블과 의자
몇 개 놓고 지친 산객들의 휴식을 돕는 데가 가끔 보인다. 아무 데나 있진 않고 주로 넓은 정상부나
능선 지나 평평한 길목에, 평일엔 없고 주말에 생겼다가 없어지곤 하는 것 같다. 이름하여
산새 아니 산객 방앗간 되시겠다.^^
한여름엔 오픈형이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엔 바람도 막아줄 겸 비닐이나 텐트를 두르기도
하는데, 비어 있는 때를 거의 본 적 없다. 주로 입산주 격인 막걸리 한 잔 내면서 겨울엔 컵라면,
여름엔 아이스케키를 팔기도 한다. 안 들어봤지만, 이들이 나누는 대화 소재는 거의 등산에
관한 것일 것이다. 어디는 어느 산이 좋고, 어떻게 오르고, 장비는 뭐가 좋고 등 실용적인
대화를 나누는 정보공유공간인 셈이다.
이미 등산 풍경 또는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듯해 보이는 이들에게 합법 여부를 묻는 건
조금 가혹할듯 싶다. 예까지 짐을 지고 온 수고나, 지친 등산객들에게 작은 위안을 준다는 의미에서,
지나치지 않은 정도에서 가볍게 허용 또는 묵인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없다면 심심하고
허전해 할 이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쌓인 검단산 너덜구간 (0) | 2020.02.13 |
---|---|
같은 느낌, 다른 풍경 (0) | 2020.02.08 |
지그재그 등산로 (2) | 2020.02.03 |
산길은 현수막부터 (0) | 2020.02.01 |
검단산 폭포와 산새 (0) | 2020.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