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책 읽는 소년
Posted 2020. 3.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지하철 9호선 둔촌오륜역 플랫폼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이용객들의 대기 공간이 마련돼 있다. 최신 노선이라 지은 지 얼마 안 되고, 넓고 쾌적한데, 출퇴근 시간대를 빼곤 대체로 한적하다. 등받이 없는 세련된 벤치 두 개와 1인용 나이테 모양의 원형 의자가 띄엄띄엄 놓여 있는데, 낮 시간대엔 거의 비어 있을 때가 많다. 너무 휑한 느낌도 줄이고 적막한 분위기도 달래고 나름 포토 존 역할도 할 겸 밝고 경쾌한 차림과 표정의 소년 조형물을 앉혀 놓았다.
스포티한 복장에 튀는 컬러 머플러까지 두르고 다리를 꼬고, 책을 펴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표정에 구김살이 없어 보이는데, 아마도 데이트 상대를 기다리는 청소년이지 않을까 싶다. 이용객들이 많아 북적거리는 오래된 노선들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신기해 보이고, 갈 때마다 한 번씩 보게 된다. 우리동네도 드디어 내년초에 5호선과 연결되는 지하철이 들어와 집앞에 검단산역이 생기는데, 플랫폼에 이 비슷한 게 설치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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