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신갈나무잎
Posted 2020. 5.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웬만한 산에는 다 있는 흔하디 흔한 나무 가운데 하나가 신갈나무다. 참나무 6형제(상수리, 떡갈, 신갈, 굴참, 갈참, 졸참) 가운데 떡갈나무와 더불어 큰 잎을 맺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비교적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내가 자주 다니는 동네산에서 본 나뭇잎들 가운데는 자이언트급인 후박나무(11/9/17)만 빼놓고는 상위권에 들 정도로 잎이 크다.
잎은 크지만 이렇다 할 볼품은 없어 대개는 그냥 지나치곤 하는데, 지난주에 아내와 검단산 허리를 걷다가 구멍이 송송 뚫린 신갈나무 앞을 지나게 됐다. 큰 잎들이 어느 하나 성하지 않고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니 저 위 가지들에 달린 잎들도 죄다 그랬다. 식알못인 나는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려는데, 아내가 가까이 가서 잎을 들춰보더니 기어이 원인을 찾았다.
이파리 뒷면에 붙어 있는 벌레들이 갉아먹은 자취였다. 크고 널려 있으니 벌레들의 좋은 먹잇감인 모양이다. 산길을 다니다 보면 소나무 재선충을 막기 위해 방제 작업을 해 놓았다는 표식이 붙어 있듯, 신갈나무에도 방제 작업을 해 주면 좋겠지만, 너무 흔하고 발에 채이는 나무다 보니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아닌가 싶다. 신갈나무에게는 안 됐지만, 멀쩡할 땐 아무런 시선을 못 끌다가 모처럼 발길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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