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짜왕
Posted 2020. 5.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이전보다는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쉽게 사고 쉽게 끓여 바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라면 계열 음식은 여전히 주기적으로 생각나고, 마트에 갈 때마다 뭐 새로 나온 게 없나, 묶음 할인하는 게 없나 기웃거리게 만든다. 요즘 집에 사다 놓은 건 건면 짜왕인데, 내 입엔 짜파게티보다 조금 나아보인다. 그냥 끓여 먹어도 괜찮지만, 양파와 대파, 양배추는 기본이고 그때그때 이것저것 넣어 먹는 걸 좋아해 이렇게 저렇게 변주해 끓여 먹는다.
보통은 카레 끓일 때처럼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조금 썰어 볶거나 오징어, 새우 등 해물믹스를 넣는데, 야채 위주로 해봤다. 야채통에 호박과 가지가 있길래 반달 모양으로 썰어 파기름에 양파와 함께 볶고, 짜장 건면을 끓여 물을 조금만 남긴 다음 얹고, 짜장 스프와 쏘스를 넣고 잘 섞어주니 간짜장 스타일이 됐다. 짜장 담는 덴 잘 안 쓰는 투명 유리대접에 담아 봤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다 좋은데, 인스탄트 짜장 한 봉지는 양이 좀 작은 게 흠이다.
호박은 색감을 살리기도 했지만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더했고, 가지는 고기맛 식감을 조금 대체해 주었다. 들어간 재료 그대로 야채 짜왕이라 이름 붙여봤다. 다음엔 감자를 얇게 썰어 넣거나 다른 야채를 넣어보려는데, 그러면 1호, 2호 메뉴가 될 수도 있겠다. 햄이나 소시지를 넣고 싶지만, 그러면 독자 중 한 분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놀릴 것 같아 자중하고 있다.^^ 어쨌든 인스탄트는 오리지널 그대로가 갑이지만, 가끔 이런 변주도 은근히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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