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탕과 갑오징어 숙회
Posted 2020. 5.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올해 어버이날은 챙길 분이 없어 챙김만 받았다. 작년에 어머니 돌아가시면서 고아가 됐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카네이션 드릴 분이 없으니까 조금 먹먹한 기분이었지만, 이내 덤덤해졌다. 당일엔 막내가 회를 샀고, <퍼블리> 원고 마감으로 합류하지 못한 g가 주중에 우리를 자기네 집으로 불러 근사하게 한 턱 냈다.
목포 낙지마을이란 동네 맛집인데, 낙지 파전을 애피타이저 격으로 먹은 다음, 연포탕을 메인으로 먹었다. 오래만에 먹었는데, 대 자를 시켜서인지 낙지 머리가 4개 나와 눈치보지 않고 하나씩 드셔 주었다. 끓는 냄비에 산 낙지를 투입하고 끔틀거리는 걸 끝내 지켜봐야 하는 거시기한 메뉴지만, 어쩌랴! 맛은 기가 막히니.
그 정도로도 됐지만, 계절 메뉴 하나를 더 시켰다. 갑오징어 숙회인데, 몸통은 회로, 다리는 살짝 데쳐 따로 나왔다. 부드러운 살이 입에 녹고 쫄깃거리기도 했는데, 운전해야 하는 나와 술을 안 하는 막내는 먹기만 하고, 모녀가 청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기분냈다. 집에 가서 스몰 커피로 입가심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