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비빔밥
Posted 2020. 6.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트레이더스에 식료품 사러 갔다가 생선 코너에서 새꼬막이 보이길래 사 왔다. 시식할 땐 해감을 안 하고 그냥 삶아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실제는 아내가 두어 차례 해감을 해야 했다. 한 대접 가득 삶아냈는데, 벌어진 놈부터 까서 양념간장 없이 그냥 먹기 좋았다. 한참 먹다가 문득 꼬막비빔밥을 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10개 정도 까서 밥에 얹고 양념간장을 조금 넣고 쓱쓱 비벼먹었다. 푸짐하게 씹히는 게 예상했던 것보다 맛이 근사했다.
밥에 얹었던 꼬막이 거의 떨어질 때쯤 다시 10여 개 까서 넣고 2차로 비벼먹었다. 밥 반 꼬막 반이었는데, 이런 꼬막비빔밥은 맛의 한계효용이 가도 가도 줄어들지 않는다.^^ 한 번 더 해서 3차까지 먹었는데, 공기밥 반 공기로 비빔밥 세 공기를 해 먹은 셈이다. 마치 비빔밥 먹을 때 반쯤 먹고서는 남은 나물과 야채 집어넣어(전문용어로 때려넣는다고 한다^^) 다시 한 그릇 만들어 한 번 더 비벼먹는 것 같았다.
꼬막 좋아하는 이들은 벌교 참꼬막을 으뜸으로 치지만, 우리처럼 평소 먹어볼 기회가 않지 않은 이들은 분간은 할 줄 알아도 참꼬막은 언강생심, 그저 새꼬막만 나와도 입이 벌어진다. 남도나 해안가 여행가서 먹는 것도 별미지만, 마음만 먹으면 동네시장에만 나가도 그리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홍합이나 고동처럼 살짝 데쳐서 고기와는 또 다른 씹는 맛이 생각날 때 잠깐 마음이 동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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