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회를 먹다
Posted 2020. 7.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지난 주말엔 이틀 연속 회를 먹었다. 집에서 차로 10분쯤 가면 하남수산센터가 있지만, 그 동안은 손님이 오거나 해서 인원수가 너댓 명 이상일 때만 회를 뜨러 가곤 했다. 광어나 농어, 숭어 그리고 특히 방어는 무게가 제법 나가는 큰 걸로 먹어야 더 맛이 있고, 이왕 떠 오는 회 두 종류는 돼야 다양한 맛을 볼 수 있어 평소에는 회 생각이 나도 마실 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즘처럼 식구수가 적고, 경기도 안 좋을 때도 회 먹는 사람들은 있을 테고, 당연히 거기에 맞게 파는 집이 있겠거니 하는 생각에 알아보니 두세 사람이 먹을 만한 양(1kg 조금 넘는)을 파는 데가 있었다(나만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 적당량을 포장도 해 주고, 근처 식당에서 바로 먹기 원하면 인당 얼마씩 받고 상을 차려주는 데가 있었다.
금요일엔 셋이서 광어를, 토요일엔 집에 온 g와 함께 넷이서 농어와 오징어회를 먹었다. 우리가 간 집은 쯔끼다시를 꽤 많이 주는 데였는데, 메인인 회 못지 않게 사이드로 나오는 쯔끼다시를 중시하는 아내와 아들은 상에 풀어놓자마자 "이 집이야!"를 연발하며 환호했다. 삶은 새우, 전복, 소라, 멍게에 산낙지까지 꿈틀대고 매운탕에 넣을 조개까지 챙겨주어서 이틀간 입이 호강했다. 간만에 오래 전에 시카고 크레이트 앤 배럴(7/20/10)에서 사 온 두툼한 대형유리접시가 제역할을 톡톡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