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감자로 한 끼
Posted 2020. 7.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지난 주말엔 코로나19 이후 통호만 하던 동생네에 다녀왔다. 두세 달에 한 번은 올라오거나 가끔 우리도 괴산에 내려가곤 했는데, 올해 처음 얼굴을 봤다. 이국만리에 떨어져 사는 것도 아니고, 시간 반 두 시간이면 언제든 갈 수 있는데도 올해는 그렇게 됐다. 토요일 점심 때 만나 속리산 쌍곡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집에서 보이차를 음이하고 저녁 먹기 전에 올라왔다. 친구네 감자밭일을 잠시 도와주고 얻었다면서 감자 한 박스를 주어서 받아왔다.
감자를 깨끗이 씻어 삶은 다음 껍질을 벗겨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감자 두 개씩에 천도복숭아 하나씩 먹는 걸로 하루 점심을 대신했는데, 나중에 배가 살짝 고프긴 했지만^^ 그런대로 쏠쏠한 한 끼가 됐다. 가끔 감자나 고구마를 쪄서 간식으로 한두 개 먹긴 했어도 끼니를 대신한 기억은 거의 없는데, 무슨 소울 푸드도 아닌 것이 입맛을 당기게 만들었으니, 확실히 나이를 먹은 것 같기는 하다.
감자는 어떻게 먹어도 맛이 있는데, 찌개나 카레에 넣어 먹기도 하고, 채를 썰어 다른 야채와 함께 볶은 것도 아주 좋아한다. 생감자뿐 아니라 냉동 감자는 프렌치 프라이용으로 나온 것도 가끔 먹고, 한동안 아침마다 해쉬 포테이토를 프라이팬에 데워서 하나씩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자제하고 있다. 남은 몇 개는 아내가 으깨서 샐러드를 만들어 놓아 아침에 샌드위치로 먹고, 반찬으로도 먹었다. 감자 부자로 당분간 입이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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