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여기 어때
Posted 2020. 7.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종일산행
수원 광교산은 적당한 오르막과 평탄한 길이 여러 차례 이어지다가 작은 헬기장과 큰 헬기장을 지나면서 수원 시내를 한눈에 보여주고, 안양과 의왕, 과천과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세도 활짝 펼쳐주었다. 수원은 인구 백만이 넘는 큰 도시이므로 도시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훌륭한 전망이고 조망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이런 풍경을 보려면 능선을 지나면서 적당한 전망 포인트에 이르러야 하는데, 금요일 오후 등산이 주는 멋진 선물을 받았다.
능선을 걷다 보면 수원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는데, 고맙게도 나무들이 가지만 남겨 저 아래 펼쳐지는 전망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이 나무들은 큰 산 고지대에 있는 것처럼 주목도 아니고 고사목도 아닌데, 아마도 이 지점까지 온 이들이 아래를 편히 감상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정리한 모양새였다. 큰 나무들이 가지만 남기고 서 있어 아래를 조망하는 데 방해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색다른 개성 있는 풍경을 연출해 주었다.
서 있는 자리에 따라서 키와 모양이 서로 달라 이 나뭇가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금요일 오후 광교산 산행은 의미가 있었다. 문득 있는 그대로, 지내 온 그대로 이것저것 다 구비하고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렇게 불필요해 보이는 것들을 적당히 훌훌 떨궈내고 가벼워지는 것도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8월 하순에 다시 가면 이 자리가 또 어떤 풍경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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