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릿대
Posted 2020. 8.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종일산행두어 주 전에 속리산 세조길을 걷는데, 산길 초입부터 계곡 일대에 가느다란 대나무 분위기를 내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조금 걷다 보니 팻말을 세워 놓았는데, 대나무가 맞았다. 대나무 가운데 가장 작다는 조릿대였다. 줄기로는 낚싯대, 바구니, 복조리 등을 만들어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 온 익숙한 이름이지만, 조릿대가 자라면서 숲을 이룬 건 처음 봤다.
산사나 고택을 걷다 보면 대나무를 심어 놓은 데가 많은데(교토 은각사의 대나무, 5/17/16), 모르긴 해도 대나무처럼 꼿꼿한 기개를 펼치고, 울창하게 번성하고, 외부로부터 보호 되기를 염원하는 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길을 걷노라면, 뭔가 신비스런 느낌을 받게 되는데, 대나무들이 지니는 멋진 특성이다. 우후죽순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것이다.
나무가 울창한 세조길에서 첫 눈에 띄는 건 아름드리 위풍당당한 소나무였는데, 소나무들 곁엔 조릿대도 보였다. 소나무와 대나무, 나무의 대표선수 격인 이 둘이 함께 이루는 숲길은 풍경이며 향기가 뛰어날 수 밖에 없어 기분 좋은 걸음을 내딛고, 시원한 호흡을 하게 해 주었다. 여려 보이지만 V자를 이루면서 반겨주는 조릿대 하나에 걸음을 멈추고 찡긋 눈을 맞춰 주었다.
'I'm wandering > 종일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리산 망개나무 (0) | 2020.08.22 |
---|---|
산행 구간별 난이도 (0) | 2020.08.07 |
속리산 쌍곡계곡 안내판 (0) | 2020.07.17 |
광교산, 여기 어때 (0) | 2020.07.14 |
미국 커피 원두 (0) | 2018.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