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맥주
Posted 2020. 7.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두세 주 전에 아내가 후배에게서 요즘 맥주 가운데 "곰표"라는 게 맛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편의점에서 두 개를 사 와 마셔본 적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맛이 괜찮았다. 파인애플 향이 나는 게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에서 6개나 8개씩 파는 수입 브랜드 맥주보다 훨씬 괜찮았다. 편의점 CU에서만 판다고 해서 집앞에 있는 데를 여러 번 갔는데, 그때마다 재고가 없고 예쁜 이름을 한 다른 국산 수제맥주들이 보이길래 몇 개 사다가 마셔봤다. 그 중 노을이 그런대로 괜찮은 맛을 냈다.
곰표는 7 브로이라는 브루어리에서 만드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나 보다 하면서 서울 갈 일 생기면 눈에 띄는 CU 냉장고를 둘러보곤 했지만 안 보였다. 그러다가 며칠 전 송파 골목에 있는 CU에 들렀는데 냉장고엔 안 보여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마침 오늘 6개 팩이 하나 들어왔다길래 잽싸게 다 사서 백팩에 넣고 왔다. 아내도 어떻게 구했느냐며 반색했는데, 세상에, 나보다 곰표 맥주가 더 반가웠던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맛은 있는데, 어쩌다 이런 이름도, 디자인도 촌스럽고 우스꽝스런(다른 것들과 확연히 비교된다) 맥주가 나온 걸까? 엊그제 뉴스를 보다가 궁금증이 풀렸는데, 요즘 이렇게 전혀 다르고 어울려 보이지 않는 품목끼리 콜라보를 하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가령 천마표 시멘트 포대 모양의 백팩을 만들면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란다. 나로선 이해도 공감도 잘 안 되는 신기한 일이 한쪽에서 벌어지는 모양이다. 아무튼, 당분간 눈에 띌 때마다 사서 이것만 마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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