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거기 서어 나무
Posted 2020. 8.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산길을 걸을 때 나무 이름 알아내기는 여전히 큰 과제다. 십여년 전에 비해선 조금 지식이 생겼지만, 여전히 그게 그 나무 같고, 엉뚱한 이름을 붙이거나 궁금증만 잔뜩 생겨 진보가 별로 없는 영역이다. 두어 주 전에 속리산 세조길에 갔을 땐, 동네산보다 크고 깊은 산이어서 못 보던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그 중 몇 개는 이름을 댈 수 있었지만,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나무인데, 이름이 안 떠오르거나 엉뚱하게 갖다대기도 했다.
세조길엔 서어나무가 많이 보였다. 다행히 중간중간 푯말을 세워 놓았는데,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봐도 그게 그거처럼 보이기도 했다. 길을 걷다 보니, 양편으로 세워 놓은 목책들 사이로 큰 나무 하나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지듯 서 있었는데, 죽거나 뽑힌 건 아니고, 자라길 그리 자라는 모양이었다. 이런 건 이름 알아맞추기가 어렵지 않다. 바리케이드처럼 생겨 지나가는 이들을 잠시 검문하듯, "어이, 거기 잠깐 서어!" 하는 나무니까 서어나무 아니겠는가.^^
이 길에선 서어나무와 헷갈리기 쉬운 층층나무, 팥배나무도 볼 수 있었다. 세 나무 모두 줄기가 상처난 것처럼 보여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인다. 물론 산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기울어져 비스듬하게 서 있는 나무들이 많은지라, 이런 나무들을 죄다 서어나무라 부르면 곤란할 것이다. 한 달 전에 팔당에 있는 예봉산을 오르는데, 저 앞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비스듬하게 서 있었다. 원래 이렇게 웨이브를 잘 타는 나무지만, 등산로에서 이런 나무를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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