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와 노을
Posted 2020. 9.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그끄저께, 그러니까 구구절 저녁 막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집어드는데, 창밖 예봉산 위로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오후엔 바람도 꽤 불어대고 30여분 동안 사방이 컴컴해질 정도로 세찬 소나기가 지나 가더니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밝아진 터라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찰나적인 이런 순간은 약간 과장하자면 눈 깜짝할 새 사라지고 마는지라 등지고 앉아 못 볼 뻔 했던 아내와 막내를 호들갑스럽게 일으켜 세우며 창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물안개가 자주 피어오르고 산을 가리는 구름이 출몰하는 동쪽 하늘은 종종 이렇게 볼만한 풍경을 연출하고, 서쪽 하늘도 요즘은 노을이 볼만해 저녁 먹고 종종 베란다에 서서 멀리 롯데 타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을을 때론 말없이, 때론 경탄하며 감상하곤 한다(아내 사진). 예년에 비해 날씨 변화가 심해선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짜잔~ 하면서 순간적으로 새로운 풍경을 연출하고서는 금세 사라져 숨바꼭질하는 것 같기도 한데, 어어~ 하는 사이에 여름은 가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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