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네 식물정원
Posted 2020. 10.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요즘 아내는 처제와 하루에도 몇 번씩 식물 사진을 주고 받으면서 통화한다. 가드닝에 푹 빠진 처제가 키우는 화초를 인스타에 올리면 그 식물에 관해 이야기하고, 동네 이사 가는 집이나 화원, 당근마켓에서 화초와 화분을 싸게 구하면 또 그에 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처제가 와서 화초를 몇 개 가져가라길래 주초에 갔다 왔는데, 세상에! 석 달 전에도 제법 있었지만, 그새 베란다 안팎으로 크고 작은 화초들이 한가득 차서 식물 정원을 방불케 했다.
제라늄부터 시작해 미모사, 익소라, 벵갈고무나무, 마지나타 레인보우, 휘커스움베르타, 송 오브 자마이카, 드라코 등 70여 종의 화초가 이 집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집안에 있던 선반이나 키 작은 가구들을 활용해 3단, 4단으로 식물을 배치해 놓은 것도 보기 좋았고, 마치 모종을 키우듯 옮겨 심어 관리하는 것들도 여럿 보였다. 음악이 흐르는 거실 소파에 앉아 화초들을 바라보는 여유와 즐거움을 언니와 미주알 고주알 나눴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집에 있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이렇게 가드닝에 심취한 이들이 부쩍 늘었고, 장난 아니게 하는 식물 마니아들이 늘었다는데, 처제도 책도 보고 강의도 들으면서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한 쪽엔 원목 책꽂이에 선인장들과 키 작은 토분들을 올망졸망 층층이 모아놓았는데,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는 것과는 또다른 멋이 있었다. 이렇게 놓기도 하고 저렇게 옮기기도 하고, 앞뒤 좌우로 키를 섞기도 하면서 나름 체계를 잡은 처제네 베란다와 거실은 우리가 보기엔 웬만한 식물 정원 부럽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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