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일
Posted 2020. 10.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지난주엔 오래 미뤄두었던 일을 하나 했다. 작년에 어머니 돌아가시면서 오래 전, 대학 2학년 봄에 돌아가신 아버님 산소를 수습해 개장하는 일이 남았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해를 넘겼고, 윤달이 낀 올해는 인터넷으로 하는 개장 화장 예약(거의 대부분의 화장장이 하루에 한 번 마지막 타임에 배정해 두고 있다)이 꽉차 날 잡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를 넘길 순 없어 수시로 예약 현황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주초에 목요일 빈 시간이 딱 하나 눈에 띄어 급하게 진행했다.
동사무소에서 제적등본과 원적지 확인서류(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전산 작업이 안 돼 있는데, 서울에 거주하셨기에 관내 벽제나 서울추모공원에서는 할인받는 데 필요하다.)와 내 서류를 먼제 뗐다. 공원 묘원 사무실에 작업비를 내고, 묘원이 있는 오포읍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개장 확인 필증을 떼고, 다음날 개장 작업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잡혔다. 다행히 당일엔 동생이 시간이 되어서 함께했는데, 여차했으면 자칫 무척 썰렁한 하루가 될 뻔 했다.
아버님은 환갑을 조금 남겨두고 돌아가셨는데, 형제 중 넷째였던 나는 대체로 귀여움을 받았다. 돌아가시기 한두 해 전에 지금도 내 방에 있는 책꽂이를 직접 짜주셨고, 병원에 입원하셨을 땐 마침 장학금을 받게 되어 두 분이 흐뭇해 하셨던 게 기억난다. 돌아가셨을 때는 어머니와 형님과 누님, 친척들이 많아 갓 스물을 넘겼던 나는 아무것도 몰랐는데(게다가 혼자 교회에 다녀 어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더랬다), 이제는 내가 상주가 되어 마무리를 하게 됐으니, 감사할 뿐이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o early to call? (0) | 2020.11.05 |
---|---|
어떤 차별 (0) | 2020.10.30 |
미국 대선후보 2차토론회 (0) | 2020.10.24 |
나무들의 줄다리기 (0) | 2020.10.23 |
코코의 식탁 (0) | 2020.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