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후보 2차토론회
Posted 2020. 10.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CNN이 중계하는 미국 대통령선거후보 2차 토론회를 봤다(마침 1승1패로 갈린 월드 시리즈 휴식일이다^^). 우리나라 대선 후보 토론회도 이렇게 챙겨 보진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1, 2차를 풀로 시청하게 됐다. 아무 때나 막 끼어들면서 상대의 말을 막고 이죽거리거나 비아냥대면서 자기 얘기만 하려는 이와, 서서히 그에 말려 맞대응해야 했던 이의 설전에, 당황한듯한 사회자의 세련되지 못한 진행으로 약간 엉망이 됐던 지난 번과는 달리 시종 차분하게 펼쳐졌다.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주고 받은 설전의 자세한 내용은 하루 이틀 뒤면 올라올 팟캐스트 <아메리카노 2020>의 해설을 통해 제대로 이해하게 되겠지만, 일단 여성 사회자의 칼 같고 매끄러운 진행으로 90분 동안 이슈들이 토론회 룰에 맞춰 다뤄진 건 지난 번보다 훨씬 나았다. 표정만 봐서는 두 사람의 말 빠르기 만큼 대략 열정과 냉정으로 비춰졌는데, 아무래도 대부분의 언론이 예상하는 쫓고 쫓기는 지지율의 차이가 그런 대조를 불러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제공되리란 가능성과 기대에서 그래도 자기 말만 하는 이가 되어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서글프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선 리더십의 변화가 시급해 보이는데 열흘 뒤 뚜껑이 열리면 어떤 결과를 보일지 궁금하다. 미국에 사는 우리 집안 식구 중 하나는 놀랍게도 친트이고(바이블 벨트적인 신앙에서), 다른 하나는 반트인데, 어쩌면 생전 처음 남의 나라 대선과 그 결과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