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레아 페페
Posted 2020. 10.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두어 주 전 요즘 부쩍 식물러가 된 처제네 집에 가서 세 시간 남짓 머물며 식물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처음 들어본 식물 이름만 이십여 종 됐다.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외래어들인지라 금세 잊어버릴 것 같아 몇 개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 두었는데, 그 중 생긴 것 만큼이나 이름이 귀여워서 입에 맴돌고 잊혀지지 않는 게 필레아 페페(Pilea Peperomioides)다. 식물 이름들이 그렇듯이 긴 이름을 다 불러주지 않고 애칭처럼 불러주는 모양이다.
처제네 베란다에서 크고 작은 화초들 가운데 별로 크지도, 특별하지도 않아 보이는 이게 유독 눈에 띈 건, 여러 갈래로 뻗은 가느다란 줄기 위에 올망졸망 맺는 동그란 잎 모양이 귀여워 보였고, 살짝 만져봤을 때 생각보다 두꺼운 촉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아주 작은 화분에 자구(사전엔 안 나오는 식물러들이 즐겨 쓰는 말로, 일종의 가지 또는 새끼를 뜻하는 것 같다)를 심어 기르던 걸 분양받아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집에 데려온 건 잎이 아홉 개 맺혀 있는데(세상에! 이파리 수까지 세려고 속속들이 들여다 봤네^^), 큰 건 5백원 동전 크기지만, 아랫쪽 작은 것들은 지름이 1cm 정도로 자라려면 한참 있어야 할 만큼 아주 조그맣고 여리다. 화분 위로 자란 높이가 3cm 남짓 그야말로 조그마한 녀석인데, 아내가 창가에 놓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부디 우리집에 잘 적응해서 나날이 모양이 잡혀가고(잘 자란 잎들은 줄기가 잎 가운데를 향하면서 안정감을 준다), 우리의 기쁨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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