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짝 웬수들
Posted 2020. 12.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산길이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어폰 없이 음악이나 뉴스를 들으며 걷는 이들을 보게 된다. 나이 드신 분들이 무료하고 심심해 걸으면서 뭐라도 들으려는 실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는, 이어폰으로 혼자 들으면 좋으련만, 그걸 꼭, 굳이 소리나게 듣겠다는 건데, 우리 사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매번은 아니어도, 요즘 들어 심심찮게 이런 순간을 만나는데, 대략 난감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취향을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성향이랄까 심보를 잘 이해할 수 없는데, 들리는 사운드도 뉴스부터 클래식 음악, 가요에 팝송까지 버라이어티하다. 물론 그 중 상당수는 요즘 대세 트로트풍 음악인데, 게다가 그리고 절묘하게도(라고 쓰고 재수없게도 라고 읽어야겠다) 걷는 속도가 비슷해 앞뒤로 잠시 계속 들어야 한다면, 더 나아가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라도 한다면, 이거 대략 미쳐 버릴 노릇이다.
이럴 땐 어쩔 수 없이 빠르게 간격을 벌려 안 들리게 하는 게 장땡인데, 왜 이런 엄한 불편과 수고를 끼치는지 모르겠다. 음악 소음만 아니라, 요즘은 걸어 다니면서 통화하는 이들도 제법 많은데, 이때 스피커 기능을 켜놓고 주위에 다 들리게 하는 이들이 있다. 원래 통화는 사적이고, 비밀스런 거 아닌가. 자기는 편하고 아무렇지 않겠지만, 남들은 불편하게 느낀다는 걸 왜 모르나 모르겠다. 이런 거, 웬수에 민폐에 화상에 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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