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Posted 2020. 12.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겨울이 시작되면서 해가 부쩍 짧아졌다. 다음 주 동지를 지나면 조금씩 길어지겠지만, 이제 새벽과 저녁 산책길은 슬슬 한기가 느껴지면서 꾀가 난다. 주중에 두 번 정도 아내와 점심 먹고 산책을 하는데, 한 번은 약수터에서 물 뜨고 둘레길을 걷고, 또 한 번은 스타필드에 주차하고 강변 산책길을 걷다 간단한 장을 봐 오기도 한다.
지난주 강변 산책을 마칠 때쯤 저 앞 하늘 위로 뭔가 점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철새철이긴 해도 새들일 리는 없어 자세히 보니, 근처에 있는 강변 활공장에 내려오는 낙하산들이었다. 산책로에 갑자기 운동장 몇 배 크기의 빈 터가 나오면서 군부대 낙하 훈련장소로 사용되는 곳이 있는데, 그리로 떨어지는 낙하산들이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예닐곱 개씩 두어 차례 낙하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게 눈에 띈 것이다.
걸으면서 아이폰으로 당겨 찍어봤는데, 멀어서 윤곽만 잡을 수 있었다. 높이 있을 땐 점으로 보이던 게 지면과 가까워지면서는 낙하산 모양과 색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쪽에서 걷고 있었더라면 착지하는 장면이며 낙하산을 접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겠지만, 이 정도만이라도 보는 것도 행운이었다. 비록 흐린 날이어서 창공의 푸르름은 받쳐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산책로의 나무와 억새들이 좋은 배경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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