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인 줄 알았잖아
Posted 2021. 4.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예전엔 흔했지만 요즘은 많이 눈에 안 띄는 것 중 하나가 전봇대다. 물론 아직 거리에서나 동네 어귀에서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서 전기 설비를 지중화한 데가 많고, 기존에 서 있던 것들도 다른 것들에 밀리면서 부쩍 눈에 띄지 않게 된 것이다.
이성산 가는 둘레길에서 만난 전봇대도 처음엔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나무들 사이에 서 있고, 회색 기둥을 덩쿨 가지들이 엉키고 설키면서 타고 올라가면서 위장해 주는 바람에 많이 지나다니면서도 그저 나무 중 하나로 알았더랬다.
매끈하고 균일해 보이는 게 어떻게 생긴 나무인지 보려고 눈을 들어 바라보니, 윗 부분에 밟고 올라가는 발판이 일정 간격으로 박혀 있는 게 나무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마치 가지치기를 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오래 전에 나무들 사이에 박혀 함께 풍상을 겪고 있으니, 뭐 그냥 나무라고 해도 별로 손색 없어 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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