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빛나는 것들
Posted 2021. 4.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조금 뜸했던 새벽 산책을 재개했다. 어둑어둑하던 5시 반이면 이미 밝아 있고, 걷는 이들이 제법 많다. 한강변 메타세콰이어 길은 키만 크고 휑하던 가지에 연녹색 이파리들이 달리면서 한결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위풍당당하면서도 섬세해 보이는 메타세콰이어 줄기야 사철 어느 때나 그대로인데, 나무 거인 옆에서 바람에 날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민들레 홀씨가 은근하면서도 또렷한 존재감을 풍기고 있었다.
요즘 진노랑 황매화 핀 데가 많은데, 소담스러운 황매화들이 메타세콰이어 나무 뒤에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훨씬 많이 피어 있지만 너무 흔하고 자극적인 진분홍 영산홍들에 비해 오히려 눈에 띄는 것 같다. 그 자체로 각각 피어나고 자리를 지키는 것들이 어쩌다가 한데 어울려 서로를 빛내주면서 우연히 지나는 내게도 빛을 전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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