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풍경
Posted 2021. 5.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은 새벽 산책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출근하지 않게 되면서 새벽 서너 시면 잠깐 잠이 깨는데, 내쳐 자는 날이 많지만, 다섯시 반에 강변 산책을 나가 시간 반 정도 걷다 오곤 한다. 새벽 산책의 묘미는 날이 밝아지면서 잠에서 깨는 풍경들인데, 맑은 날도 좋지만, 약간 흐린 날, 특히 전 날 비가 오거나 흐렸다가 개는 날 풍경이 참 좋다.
어제는 팔당대교 건너 예봉산을 구름과 물안개가 반쯤 휘감으면서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날씨에 따라 산을 완전히 덮기도 하고 완전히 걷히기도 하는데, 이 풍경은 이래서 좋고, 저 풍경은 또 저래서 좋다. 이러니 저러니 일단 나와서 걷기 시작하면 눈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팔당대교를 뒤로하고 강변을 본격적으로 걷노라면 오른쪽으로는 강변 풍경이 길게 펼쳐진다. 전날 하루 종일 내린 비로 물이 조금 불었는데, 평소 안 들리던 커다란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두 시간 뒤에 팔당댐 수문을 일부 열어 하류로 물을 방출하니 조심하라는 방송이 이어졌다. 홍수 때도 아닌데, 이런 방송을 듣는 건 아주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