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여행6-절간과 예배당
Posted 2021. 6.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목포에서 묵었던 집이 조선 시대 수군이 있던 목포진(鎭, camp site) 옆이어서 둘째날 아침에 산책을 했다. 목포진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있었는데, 올라가는 길 좁은 골목 양편에 교회와 절간이 마주보고 있었다(1927년에 세워진 절이 먼저 자리 잡은듯 하다).
벽돌로 짓고 첨탑을 세운 교회당 건물은 전형적인 모양새로 별로 볼만 할 건 없었는데, 입구 유리문에 붙여놓은 표어들이 그럴듯 했다. 윗쪽의 표어들은 다른 데서도 많이 봤는데, 아랫쪽에 교회란 지체 공동체임을 강조하는 4개의 '같은 ○○'는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같기만 하다면야 당연히 건강하고 행복해질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날 아침 내 눈길과 발길을 잡아당긴 건 약사사란 절이었다. 절간 담벽에 내놓은 기와 한 장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더랬다. 여느 사찰과는 달리 소박하고, 크게 뛰어날 것 없어 보이는 입구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단아하고 고상한 품격을 전달해 주었다. 구호만 요란한^^ 교회당보다 한 수 위가 아닐까 싶었다.
안마당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기대했던 대로 수수하고 안온한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다. 이 절엔 스님이나 신도들 가운데 붓칠하는 예술가가 있는지, 기와마다 예쁜 꽃그림들을 그려 놓았는데, 이쯤 되면 진짜 꽃과 그림꽃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겠다 싶었다. 목포의 어느 작은 절간에서 뜻밖의 평안을 누리고 왔다.
'I'm traveling > 하루이틀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포여행8-국도 1,2호선이 여기서 (0) | 2021.07.01 |
---|---|
목포여행7-목포라면 홍어라면 (0) | 2021.06.30 |
목포여행5-골목길 (0) | 2021.06.28 |
목포여행4-고하도 전망대 (0) | 2021.06.27 |
목포여행3-남도찌개백반 (0) | 2021.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