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여행9-힐링계단

목포대교를 건너 고하도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전망대 가는 길은 15분 정도 짧은 산책로로 이어진다. 산책로 초입엔 힐링건강계단이란 이름의 계단 150개가 놓여 있다. 계단 한 개에 한 살씩 표시돼 있으니, 다 올라가면 150살 정도 살지 모른다는 정신승리를 맛보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물론 계단 150개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는 거리와 난이도이기에(우리 동네 강 건너 팔당 예봉산만 해도 2백 개가 넘는 계단이 두세 차례 나온다) 액면 그대로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다만 하나씩 오르면서 인생을 반추하고, 지나온 날들과 걸어갈 시간들을 잠시라도 생각해 보라는 의미에 더 가까울 것이다. 목포까지 와서 철학자 코스프레인가.

   

이 기준으로 볼 때 2/5쯤 되고, 현실적으로는 3/5에서 3/4쯤 되는 나이대를 막 지나고 세 번째 스테이지에 진입한 현실의 무게가 살짝 느껴지면서 기분이 묘했다. 저렇게 직설적으로 붙여놓지 말고, 계단을 밟을 때 AI가 밟는 사람만 숫자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 같은 건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