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수염
Posted 2021. 8.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을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바위 위에서 자라는 신갈나무가 눈에 띄었다. 한 뿌리에서 나온 두 줄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네 줄기를 이루고 있었다. 한여름이 되면서 바위를 온통 이끼로 덮어선지 처음에는 바위인 줄 모를 정도였는데, 나무가 자라면서 바위를 뿌리삼아 기대고 있는 형국이었다.
문득 나무 아래를 받치고 있는 바위를 가득 덮고 있는 이끼가 신갈나무의 턱수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록색 수염이라니, 나무가 맺는 이파리와 같은 색의 수북한 수염이 근사해 보였다. 이런 멋진 수염이라면 굳이 깎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경사진 곳에 있는 나무나 바위는 필경 앞태와 뒷태(9/21/12)가 다르기 마련인데, 아닌 게 아니라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같은 나무인 줄 모를 정도다. 평범한 신갈나무가 바위를 벗삼아 한데 자라면서 앞뒤가 달리 보이는 바람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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