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라인업
Posted 2021. 12.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송파에 갈 일이 생겨 빌라들이 이어지는 주택가 골목을 걷는데, 어느 1층 주차장 한쪽으로 작은 플라스틱 통들이 일렬로 놓여 있었다. 열 개가 넘는 게 대부분 네모 반듯하지만 원통도 보였고, 군청색과 회색 통에 연두색 뚜껑을 한 것도 있지만, 크기와 용량은 거의 같아 보였다.
이 빌라에 사는 십여 가구가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통이었는데, 집안에 있던 걸 수거하는 날에 잊어버리지 않고 내놓은 모양새다(날을 놓치면 며칠을 냄새와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 아파트 단지는 분리 쓰레기장에 각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와 모으는 커다란 통이 따로 있는데, 여기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 같았다.
부엌 한 구석에 있다가 이렇게 날이 되면 나라별로 줄을 서서 다시 비워지길 기다리다가, 쓰레기차가 온 다음엔 다시 각 가정으로 원대 복귀하는 리듬을 타는 건데, 종량제를 실시하는 동네도 있다고 들었다. 문득 어렸을 때 수도가 안 나오면 급수차를 대기하거나, 약수터의 긴 물통 행렬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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