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검단산
Posted 2022. 8.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주초부터 큰 비로 전국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 지난 주말 불현듯 동네산 검단산을 올랐다. 여름엔 계곡물이 흐르는 애니고 방면으로 오르는데, 보통 땐 바위만 보이던 게 발목은 기본이고 무릎까지 차는 곳들도 보인다. 며칠 비가 많이 내려 더 물이 제법 찼을 것 같다.
계곡이라기엔 조금 옹색하지만, 비가 많이 온 다음엔 제법 물길을 이루면서 등산의 피곤함을 씻어준다. 작은 폭포를 이루는 바위에 손을 대니 물살이 팔뚝 위까지 튀어올랐다. 등산화 끈을 풀고 양말을 벗고 발을 한참 물에 담갔다.
쉼터를 지나 약수터에 이르면, 커다란 사각 돌대야에 흐르는 물에서 시원하게 세수하면서 재충전할 수 있다. 전열을 정비하고 헬기장 지나 헐떡고개를 반쯤 오르니 약간 쉬운 길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서 있다. 50미터를 단축하느냐 돌아가느냐인데, 그냥 내쳐 걸었다.
정상에서 남은 물을 마셨는데, 다음엔 물을 한 병 더 가져와야겠다. 처음 등산할 땐 헉헉거리며 올라가는 게 어렵더니, 요즘은 터덜터덜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올라왔던 길로 내려와서 밀향기에서 냉콩국수와 함께 나오는 보리밥으로 허기와 더위를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