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인 토론회

3년 전부터 주일예배를 드리는 교회에서 지난 주 토요일 오전 오후에 걸쳐 전교인 토론회를 한다는 광고에 끌려 오전 세션에 참석했다(오후 세션도 재밌을 것 같았지만, 선약이 있었다). 교회가 제직회나 공동의회 같은 공식 회의 외에 전교인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어서 주말이지만 시간을 냈다.

교회에 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회의에 참여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전교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회의에 참여하게 하는 교회는 흔치 않다. 중요한 회의일수록 참가자가 제한되고, 안건이나 자료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오래된 교회의 저력으로 읽혀졌다. 교회의 방향성을 다룬다면 일단 이렇게 응당 전교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옳아 보였다.

토론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현황과 전망>이란 커다란 발제와 교회 비전위원회에서 논의해 온 <5가지 정책테마와 20가지 정책우선과제> 발제 후 교인들 가운데 선정된 패널들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역시나 젊은 교우들은 눈에 안 띄고 백 명이 채 안 되는 장/노년층 교우들이 주로 참석해, 내실 있는 집중 토론보다는 방대한 보고와 다양한 과제 중심으로 나열하는 바람에 큰 흐름을 도출해내지는 못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방향성을 논하는 회의는 종종 누적/산적한 과제를 드러내고 더 얹기도 하는데, 기왕이면 형식을 탈피해 타운홀 미팅 같은 걸 해도 좋았겠다 싶었다(점심으로 준 참치 샌드위치는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