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의 흔적
Posted 2023. 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2자가 많이 들어간 날, 2월 22일에 오랜만에 검단산을 올랐다. 이런저런 일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올들어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는데, 맞추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마침 정상에 오른 시간도 2시 22분쯤이었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무리하지 않고 중턱쯤에서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고도를 확인하며 조금만 더 가 보자를 몇 번 하다 보니 몸이 가 있었다.
바람 한 점 없고 푸근하기까지 한 영상의 날씨였는데도 5백 미터 부근부터 지난 겨울에 내린 눈들이 여태 녹지 않고 있다가 반겨주었다. 뭘 하다 이제야 왔느냐, 기다리다가 녹는 줄 알았다면서 군데군데 올겨울 마지막 눈풍경을 남겨주었다.
쌓인 눈이 흘러내려 만든 얼음은 고드름이 된 곳도 있었는데, 응달이 아닌 양지인데도 아직 녹지 않고 제법 길고 크게 남아 있는 게 한겨울 정취를 풍겼다. 간만에 산에 오니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정상까지 오르다 보니 이런 뜻밖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