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월병
Posted 2023. 3.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옛날 모나카 먹은 이야길 하니, 어렸을 때 가끔 중국 월병을 먹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신 큰 형이 종종 사 왔는데, 평소 먹던 것과는 다른 독특한 맛과 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인천이나 부산 차이나 타운을 가게 되면 중국 음식 만큼이나 파는 집을 두리번거리다 사 오곤 하는데, 아무래도 가게가 다르니 옛날 맛이 나진 않았다.
아내도 돌아가신 장인께서 직장 옆이라 종종 사다 주셨다면서 비슷한 추억을 꺼내곤 해서, 지난 주말 명동에 갔을 때 중국대사관 골목에 있는 도향촌을 찾았다. 전엔 이런 가게 말고도 길거리에서도 팔았던 것 같은데, 이젠 명동에서 월병 파는 집도 산동교자와 붙어 있는 이 집밖에 안 남은 것 같다.
값은 그새 제법 올라 개당 6천5백원이 됐고, 4개 세트를 2만5천원에 판다. 하나 다 먹을 수도 있지만, 아껴먹으려도 칼로 반을 잘라 두 번에 나눠 먹었다. 16가지 견과류와 열대과일이 들어 있는 속은 단아한 맛인데, 어렸을 때 먹었던 기억엔 살짝 미치지 못했다.
이런 월병은 당연히 중국 사람이나 화교가 만든 거겠거니 했는데, 홈페이지를 보니 뜻밖에도 한국인이 2대째 가업으로 하고 있었다. 월병은 중국 본토나 대만, 홍콩 같은 데서도 팔 텐데, 맛은 집집이 다를 것이다. 옛날부터 먹던 생각 하면 살짝 비싸게 여겨지지만, 따지고 보면 조각 케이크 값이니 비싼 것도 아니다.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샘플러 (0) | 2023.04.04 |
---|---|
동네 스시 (0) | 2023.04.03 |
추억의 모나카 (0) | 2023.03.23 |
솥뚜껑 닭도리탕 (0) | 2023.03.19 |
서영이네와 시옹마오 (0) | 2023.03.10 |
Response :
,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