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뿌리 장식
Posted 2023. 4.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아파트 단지에 스무 동이 있고,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우람한 나무들이 많은데, 그 중 키가 가장 큰 것은 메타세콰이어다. 나무가 길고 커서 거실이나 주방 쪽엔 심기지 않고, 동수가 표시된 쪽에 심겼는데, 5-6층은 기본이고 7-8층 높이를 자랑하는 것들도 여럿이다.
이 큰 나무를 지탱시키는 건 역시 뿌리일 것이다. 땅속에 있는 건 안 보여도, 지면 가까이 있는 밑둥을 보면 대충 짐작이 되고 가늠이 된다. 코끼리나 공룡 다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두껍고 둔탁해 보이는데, 그 중 어떤 건 잔뿌리가 밑둥을 둘러서 지면을 통과하기도 하고, 다른 식물들을 품어 주기도 한다,
메타세콰이어만 덩그러니 있었더라면 다소 삭막해 보였을 텐데, 덕분에 서로 빛나고 활기차 보인다. 품을 내주고 편이 되어줄 때,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도 빛난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런 메타세콰이어에게 배워야 할 텐데, 여전히 내 속만 챙기려 하고, 남에게 부담을 안 준다는 명분으로 혼자 편하게 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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