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공원 <열린 송현>
Posted 2023. 6.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토요일 저녁 음악회에 가기 전 두 시간 정도 일찍 나가 종로3가역에서 내려 비원-안국동-경복궁-세종문화회관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서울 도심 일부를 걸으면서 전에 알던 풍경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고교 시절 혜화동부터 시작해 몇 번 걸어본 길인데, 당연히 그 시절과는 크게 달라졌고, 몇 해 전 풍경과도 달랐다.
가장 큰 변화는, 경복궁 옆 높이 설치돼 있던 미군 시설이 없어지고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경복궁과 풍문여고 사이, 그러니까 삼청동 가는 코너에 가려져 있던 미군 땅에 호텔을 지으려다가 문화재 관리 구역인 탓에 짓지 못하고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가 동네 이름을 따서 "열린 송현"이란 이름으로 탁 트이고 쾌적한 공원을 만든 것이다.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넓은 땅에 건물을 짓기보다 잔디 산책로를 만들어 쾌적한 느낌을 주었는데, 전체적으로 아직 조성 중인 것 같았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15미터 정도 높이의 철계단을 올라 사방을 환히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였다. 생긴 지 며칠 안 됐다는데, 마침 그 길을 지나다가 얼리 버드로 구경하는 행운을 누렸다.
시청 앞 서울광장이나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더 멋있고, 누구나 한 번 가볼 만한 명소가 될듯 싶었다. 전망대는 10월까지 두었다가 철거하고 전시관을 만든다는데, 더 이상 건물을 짓거나 이렇게저렇게 꾸미지 말고 그냥 두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도심 공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