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밭
Posted 2023. 6.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산을 끼고 있는 동네인지라, 생업까진 아니어도 텃밭이며 주말농사 등 밭을 가꾸는 공간이 제법 많이 보인다. 가지, 고추, 상추 등은 흔히 볼 수 있는데, 양배추 밭이 보였다. 묶어주면 겉만 조금 떼면 먹을 수 있는 배추와는 달리, 양배추는 묶어주지 않고 키우는지 옆으로 펼쳐진 잎들이 꽤 많았다.
원산지인 지중해 연안에서 해풍에 견디기 위해 겹겹이 쌓여 있다는 설도 있는데,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양배추 한 통을 거두려면 떼어 버려야 할 잎이 무척 많아 보였다. 아깝지만 그런 희생과 수고를 해야 안쪽에 꽁꽁 포개져 있다가 존재를 드러내는 양배추 알맹이는 참 곱고 수줍은 자태였다.
날로 먹어도 맛있는 우리 배추와는 달리 양배추는 양파나 쇠고기 등과 함께 볶아 먹는데, 굴소스를 조금 넣고 몇 번 웍질해 주면 식감이 뚜렷한 간단 요리가 된다. 부대찌개 끓일 때 냉장고 야채칸에 남아 있는 조각을 넣고 끓이면 단맛이 조금 나고, 햄 위주의 찌개에 약간의 면죄부 역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