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의 매미
Posted 2024. 7.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매미의 계절이 도래했다. 7월도 하순이라 하지 지나고 중복도 지나 한여름을 치달리고 있으니 진작에 귀환해야 했지만, 올해는 장마를 넘어 극한 호우로 조금 늦게 우리집 거실창 방충망에 달라붙기 시작한 것이다. 작년에 왔던 매미는 아닐 텐데, 아무래도 우리집이 매미맛집(7/16/22)으로 소문난 모양이다.
그저께는 비가 아주 세차게 뿌려댔다. 새벽녘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소리에 중간중간 잠을 깨 덜컹거리는 베란다 샤시가 무사한가 내다봤는데, 왼쪽과 오른쪽에 힌 마리씩 저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빗줄기 속에서도 매달려 있는 매미들이 보였다. 몇 시간을 세차고 맹렬하게 뿌려대는 빗줄기를 견디며 붙어 있을 수 있는지,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여름을 나기 위한 매미들만의 특수 훈련법이 있는 모양이다.
중복인 어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쾌청했는데, 또 한 마리가 날아와 안착해 있었다. 그제의 녀석들 중 하나인지, 체력을 방전해 선수 교대한 건지 모르겠지만, 비가 뿌려댈 때는 조용하더니만 날개를 치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매년 매미가 하도 울어대다 보니, 이제 생활 소음처럼 감각이 없을 때도 있는데, 남은 여름엔 또 어떤 묘기와 개인기들을 보이고 들려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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